날씨가 많이 선선해졌습니다.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바람도 제법 불어서 마치 가을의 한복판에 온 기분이 듭니다.


지난 주말에는 신안 증도에 모임이 있어 다녀왔는데 토요일 저녁 날씨가 좋지 못해 별은 보지 못하고,


혹시나 나중에 왔을때 어디가 관측하기 좋은지 탐색만하고 왔습니다.


몇군데 괜찮은 곳은 있었습니다.


근데 일요일 아침부터 증도의 하늘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그날 증도에서 보았던 구름과 파란 하늘 풍경은 뉴질랜드에서 보았던 하늘 빛보다도 황홀했습니다.


구름만 없다면 최적의 하늘이라는 판단에 광주에 도착하자마다 오랬동안 차에 놓여있던 펜탁스 굴절과 함께  12인치 돕소니안을 실었습니다.


다행인것은 1년정도 방치되어 있던 12인치 미러에 곰팡이 하나 없이 멀쩡하더군요.


다음날이 출근이라 12시안에는 들어올 계획으로 가장 만만한 관측지인 내산서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보니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퍼팩트한 상태였습니다.


까만 하늘덕에 은하수는 더욱 진하고 선명했으며 별 하나 하나가 입체적으로 보이는 착각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돕소니안을 조립하고는 궁수자리 구상성단  M22, M28 과 함께 산개성단인 M23, M21 그리고 M8, M20 정도 보니 벌써부터 목이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목디스크가 걸린 이후에는 호핑도 관측도 쉽지 않습니다.  지평선 근처 관측은 포기하고 오랜만에 M13을 봅니다. 역시나 잘 있네요.


다음으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대상인 M11로 향합니다. 역시나 '와' 소리가 그냥 나옵니다.  한참을 별 하나 하나 분해하다보니 또 목이 아파옵니다.


잠시 망원경을 멀리하고 열심히 목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보물꺼내듯 조심스럽게 28mm 아이피스에 루미콘 UHC필터를 장착합니다.


바로 백조자리에 있는 베일성운을 보기 위함이죠.


52Cyg에 걸쳐있는 서베일성운은 실크가 나플거리듯 우아하게 뻣어 있습니다.


동베일성운은 제 망원경으로 봐왔던 기억중에 최고의 자태를 보여 주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 Ha로 촬영된 사진을 보는 것처럼 선명했습니다.


이날 하늘이 보통 하늘은 아닌 듯 합니다. UHC필터를 끼운 김에 이번에는 M57, M27도 봅니다. 역시나 멋집니다.


아쉽지만 이제 관측을 접어야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다음날이 쉬는 날이 었다면 아마 밤새도록 관측해도 좋을 만큼의 하늘 상태였습니다.


장비를 정리하고 본 하늘은 더욱 아쉽게 만듭니다.


이상하게도 날씨가 좋은 날은 장비를 정리하면 하늘이 더 좋아보입니다.


아쉬움에 의한 착각이겠지요.


돌아오는 길은 오랜만에 관측다운 관측을 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에 졸립지도 않고 상쾌한 기분으로 안전운전하며 돌아왔습니다.


당분간은 차에 펜탁스 굴절대신 12인치 돕소니언이 계속 실려있을 것 같습니다.